국립극단 '파빌리온 72'

이번 공연에 참여한 작곡가 카입.
장장 72시간에 달하는 공연을 위해 극장이 사흘 밤낮 문을 열어둔다. 국립극단의 공연예술 연구 개발 사업 '창작트랙 180°'의 최종 발표회 '파빌리온 72'가 이달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파빌리온 72'는 '연극에서 소리가 정말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미래의 극장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고 작동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담은 실험적 공연이다.
72시간 동안 멈추지 않는 극장 안에서는 몇백 개 단위의 소리가 청각은 물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강한 진동의 질감을 동반하며 관객의 감각을 자극한다. 그 위로 배우 음이온 소속의 연기자 김도윤,김보우,김중엽 등이 무대에 올라 단편적인 몸짓과 안무,극적인 서사 연기를 펼친다.
다만 72시간 동안 논스톱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협력 연출가 김상훈에 따르면 72분 공연과 27분 휴식을 세 차례 반복하는 4시간30분짜리 트랙이 기본 단위다.
72시간 내내 좌석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다. 극장의 에티켓 역시 전복의 대상이다. 자유로운 입·퇴장이 가능하고,소리를 내거나 대화를 나눠도 된다. 돌아다니거나 눕고,책을 읽거나 다른 작업을 해도 누구도 제지하지 않는다. 극장 안에서 관객의 모든 행동은 자유롭다. 음이온의 연출가 김상훈,시각 예술가이자 영화감독 백종관,사운드아티스트 오로민경,안무가 황수현 등이 협력 예술가로 참여했다.
카입은 "72시간은 재난 현장에서 인간의 신체가 버텨낼 수 있는 생존의 임계점"이라며 "생리학과 심리학에서는 외부의 자극과 정보가 차단됐을 때 인간의 기존 인지 체계가 무너지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극장의 통제가 실패하고 필연적으로 피로와 사건이 발생하는 시간,이때의 예측 불가능함과 어긋남이 기존 극장의 질서를 낯설게 재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발표회 성격의 행사임에도 사전 예약자는 이미 2000명을 넘었다.
[구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