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빅테크 공습에 토종 AI '전전긍긍'

Dec 11, 2024 IDOPRESS

산업은행·KT·SK텔레콤 등


글로벌 빅테크와 잇따라 협업


'자체모델 개발' 네이버 타격

◆ AI에이전트 시대 ◆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MS 이그나이트 2024' 행사를 찾았던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관계자들은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이 AI발(發)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기업의 인공지능(AI) 담당 고위 임원은 "자율형 AI 에이전트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미국의 기술력에 한 번 놀랐고,한 수 아래로 봤던 일본 기업들이 업종을 불문하고 AI를 발 빠르게 접목하고 있다는 점에 더 크게 놀랐다"고 전했다.


해외 빅테크들이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토종 AI 기업들은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줄 위기에 직면해 있다.


11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MS가 해외 빅테크 중에선 처음으로 우리 정부로부터 클라우드서비스보안인증(CSAP) '하' 등급을 취득한 데 이어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내년 초를 기점으로 해당 인증을 획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구글과 AWS의 CSAP 심사는 막바지 단계로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외산 대 토종'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픈AI가 최근 KDB산업은행과 국내 AI 산업 혁신을 목표로 장기적 협력 관계를 체결하면서 외산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토종 AI다. 대표적인 곳이 네이버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기업 간 거래(B2B) 시장 확대 전략을 놓고 고민에 휩싸인 것으로 파악된다. '소버린(주권) AI'를 내세우며 국내 정서와 규범 등에 맞는 '자국산 모델'로 세일즈를 해오고 있으나 점차 기업 고객군에선 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관점에서 '멀티 모델'을 원하는 수요가 부쩍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보안에 극도로 민감한 공공·금융이나 반도체 등 법적으로 외산 진입에 제한이 있는 영역 등으로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전 산업권에 걸쳐 AI 채택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클라우드 매출 타격이 가시화되면 멀티 모델도 배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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