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인생이 안풀리고 위축될때 나만의 1승 생각하게 되길"

Dec 2, 2024 IDOPRESS

영화 '1승' 주연 배우 송강호


지는 것도 지겨운 배구 감독


단 한 번의 승리 위한 분투극

한국영화는 지금 연전연패 중이다. 상반기 화제작 이후 이렇다 할 흥행 작품이 등장하지 못해서다. 코로나19로 '창고'에 쌓아뒀던 영화들도 대개 소진됐다. 제작사든 배급사든 영화팬들이든 '1승'이 간절한 이유다.


송강호 주연의 영화 '1승'은 때 이른 겨울처럼 얼어붙은 극장가에 드디어 '1승'을 안겨줄 수 있을까. 2일 서울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배우 송강호는 "이번 영화는 관객들이 '나만의 1승'을 생각하게 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며 '1승'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1승'은 이길 생각이 없는 구단주와 이겨본 적 없는 감독이 단 한 번의 승리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재벌가 아들 정원(박정민)이 해체 직전의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을 사들이고 우진(송강호)은 핑크스톰 감독으로 낙점된다.


하지만 우진은 "지는 것도 지겨울 만큼" 배구장에서도 인생에서도 패배에 익숙하다. 우진은 "단 1승만 하면 상금 20억원을 풀겠다"는 정원의 약속에 1승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스포츠도 삶도 단 한 번의 승리를 얻는 과정이 쉽지 않다.


"인생은 때로 잘 풀리기도 하고 잘 안 풀리기도 하잖아요. 자신감을 잃고 위축될 때가 많은데 우리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시면서 '자기만의 1승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면 이 영화가 조그마한 가치라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스포츠 영화는 주로 불가능성을 돌파하는 극전 순간의 신파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좀 다르다. 영화 '동주'와 '거미집'의 각본을 쓴 신연식 감독이 "송강호 선배의 커리어에 흠집을 내면 안 된다"는 심정으로 쓴 작품이어서다.


허를 찌르는 속공처럼 영화 서사의 전개 속도도 빨라 몰입감이 크다. "배구 소재의 영화가 한국에서 흔치 않았다는 점도 차별점"이라고 송강호는 말한다.


"배구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면 전혀 새로운 영화 한 편을 선보일 거란 생각이 있어서 신 감독과 의기투합했어요. 배구는 스펙트럼이 넓고 강력한 에너지가 넘치는 운동이잖아요. 그러면서도 '리듬감'을 살려야 하죠. 허를 찌르는 대목이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예요."


이번 영화에는 '한국 배구의 레전드' 김연경 선수가 출연한다. 카메오 출연이지만 경기장에서 김연경 선수가 갖는 무게감을 생각하면 영화는 사실성을 더한다. 송강호는 "곁에서 보니 김연경 선수는 연습할 때도 괴력이 무시무시했다. 옆에서 보기만 하는데도 제가 움츠러들었을 정도"라며 웃었다. 4일 개봉.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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