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신작 '이날치傳'
오는 14~21일 달오름극장
국립창극단 '이날치 傳'에서 이날치 역을 맡은 김수인(왼쪽)과 이광복. 국립극장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인 전설의 소리꾼 이날치(이경숙·1820~1892)의 삶을 소재로 한 창극이 찾아온다. 국립창극단원들의 정통 소리뿐 아니라 줄타기·고법·탈춤 등 화려한 전통연희를 곁들인 작품이다.
"요즘 드라마 '정년이'가 정말 핫하죠. '이날치傳'에서는 20년 넘게 판소리를 한 소리꾼들의 깊이 있는 소리를 영상 매체가 아닌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국립창극단의 창작 창극 '이날치傳'을 연출한 정종임 창작집단 타루 예술감독이 서울 중구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소개했다. 창극은 여러 명의 소리꾼이 창(唱)으로 이야기를 엮는 한국 고유의 음악극이다.
정 감독은 "작창을 맡은 윤진철 명창이 전통 판소리 못지않게 소리를 잘 짜서 작품의 중심을 잡아주셨다"며 "'정년이'에서 3년간 소리를 수련한 배우들이 열연하지만,이 작품에서는 훨씬 깊고 풍부한 소리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치는 19세기에 양반집 머슴으로 태어나 줄광대,북재비(판소리나 산조에서 북으로 장단을 치는 사람)로 활동하다 귀동냥으로 소리를 익혀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극본을 쓴 윤석미 작가는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귀족들의 위선을 조롱한 것에서 영감을 받아 조선후기 신분제의 모순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치와 연인 유연이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도 넣어 재미를 더했다.
제작진은 '이날치傳'을 신명 나는 놀이판으로 꾸몄다. 소리꾼들이 힙합의 랩 배틀처럼 실력을 겨루는 통인청대사습놀이(전주대사습) 장면이 있고 풍물놀이와 탈출,사자춤 등 전통연희의 정수를 선보인다. 백미는 이날치가 줄광대로 활약하는 줄타기 장면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줄타기 전승자인 남창동이 대역으로 나서 묘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주인공 이날치 역은 국립창극단 대표 배우로 자리 잡은 이광복과 '팬텀싱어4'에 출연한 김수인이 더블 캐스팅으로 맡는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