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뮤지컬 17년만에 귀환
혐오와 전쟁 넘어선 사랑의 힘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 엠스텐
운명과 죽음을 거스른 사랑을 다룬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이 17년 만에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2001년 프랑스 파리 초연 이후 유럽 전역에서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프랑스의 간판 뮤지컬이다. 대표곡 '사랑한다는 것(Aimer)'과 '세상의 왕들(Les Rois du Monde)'은 프랑스 음악차트 1위를 기록하며 '노트르담 드 파리'와 함께 프렌치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2007년과 2009년 프랑스 출연진이 두 차례 내한해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한국 배우가 번안된 한국어 가사로 소화하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진행된다.
대규모 앙상블이 빨간색과 파란색 양 진영으로 나눠 선 채 막이 오른다. 몬태규와 캐퓰렛 두 가문은 애크러배틱을 활용한 대규모 군무로 갈등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무도회에서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진 둘은 끝내 비밀 결혼을 감행하며 1막이 마무리된다.
2막에서는 머큐시오와 티볼트가 목숨을 잃고 로미오가 추방된다. 줄리엣의 가짜 죽음과 이를 오해한 로미오의 자살,그에 뒤따르는 줄리엣의 죽음이 연쇄적으로 밀어닥친다.
다 아는 이야기다. 그러나 음악이 이 모든 흐름을 생동감 있게 끌고 간다. 음악이 가진 본연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뮤지컬의 매력을 보여준다.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짙은 감정선과 록 사운드 기반의 프렌치 팝 넘버는 한국 가요의 록 발라드를 떠올리게 하는 결이 있어 한국 관객에게도 호소력이 짙다. 커튼콜 이후 앙코르콜에서 '세상의 왕들'이 흘러나올 때는 처음 듣는 관객도 몸을 들썩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갈등과 혐오,전쟁이 빈번한 시대에 죽음 넘어 사랑을 선택한 두 젊은이의 비극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공연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5월 31일까지.
[구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