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 하는 물거품으로 끝났다.
52년 만의 미국 달 착륙선이자 세계 첫 민간 착륙선 오디세우스가 결국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오디세우스 개발업체인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24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달에 낮이 다시 시작됨에 따라 햇빛이 착륙선의 전력 시스템을 재가동해 교신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신호를 보냈으나 예상대로 23일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오디세우스는 애초 영하 100도가 훨씬 넘는 2주일 간의 춥고 긴 달 밤을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이 회사는 그러나 앞서 지난 1월 달에 착륙한 일본 달 탐사선 슬림이 밤을 보낸 뒤 다시 살아난 데 고무돼, 오디세우스에서도 같은 희망을 가졌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오디세우스가 최초의 민간 착륙선이라는 유산을 남긴 채 영구히 잠든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오디세우스는 지난달 22일 착륙한 지 7일 만에 전원을 끈 것을 마지막으로 모든 임무를 마치게 됐다.
이 회사는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달 착륙이라는 어려운 기술적 과제를 달성함으로써 미래의 달 경제 문을 열었다”고 이번 임무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반기에 달 착륙선 3차례 더 발사
달 남극 인근 말라퍼트A 충돌구 내에 착륙한 오디세우스는 나사의 새로운 달 유인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를 지원하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약칭 클립스)의 하나로 선정된 우주선이다. 이 회사는 나사와의 계약에 따라 올해 말과 내년에 각각 한 차례씩 달 착륙선을 추가로 발사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된 우주선의 주된 임무는 아르테미스 유인 달 착륙을 위한 사전 조사다. 나사는 2019년 무인 달 착륙선을 발사할 후보 업체 14곳을 선정했으며, 2028년까지 이들 업체에 26억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나사는 1단계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5개 업체의 달 착륙선 8개를 보낸다. 올해는 5번의 달 착륙선 발사가 예정돼 있다. 지난 1월 애스트로보틱의 우주선 페레그린은 실패했고, 2월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는 성공했다. 나머지 3차례는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발사 업체는 애스트로보틱과 인튜이티브 머신스,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