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전세계 자본시장이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한때 9천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1억원대를 회복했지만 코스피,코스닥은 하루에 한자릿수 후반대 등락폭을 거듭하는 널뛰기 장세를 기록중입니다. 오히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더 낮아 보이는 현상까지 유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해 잇달아 발생한 베네수엘라,그린란드 이슈와 다르게 이란 사태는 비트코인의 고전적인 ‘디지털 금’ 속성을 부각시키고 있어서라는 해석입니다. 과연 이란 사태는 무엇이 다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란 암호화폐 생태계 104조원 넘는다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 < 출처 : 매경DB > 디지털자산 시장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올 초 베네수엘라 사태와 이란 사태는 규모와 영향력 측면에서 차원이 다릅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대통령 체포라는 단발성의 특공 작전이 사태의 거의 전부였지만 이란 침공은 대규모 공습을 동반한 군사적 충돌이 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란이 주요 산유국인만큼 전세계 유가를 뒤흔들어 놓고 있으며 유가는 바로 전세계 자산 시장과 직결되어 변동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을 포함해 한국,일본 등 글로벌 증시도 동반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구요.
비트코인에 초점을 맞춰봐도 차이가 큽니다.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암호화폐 시장이 막대하다고 평가하지만 이란은 원유의 거래에 일찌감치 암호화폐를 도입해온 만큼 개인 중심의 베네수엘라 시장과 비교를 달리 합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이란의 암호화폐 생태계는 작년 기준으로 74억 8천만달러,한화로 104조 8천억원에 달합니다.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암호화폐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국 사용자 1천만명을 보유한 암호화폐 거래소까지 확보하고 있죠. 미국의 경제 제제를 회피하기 위한 용도로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왔구요.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암호화폐가 이번 침공 당시 자산 보전을 위해 거래소에서 개인의 지갑으로 전송되는 등 대규모 이동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벌어졌던 상황과 유사합니다. 그리고 이는 비트코인의 다소 고전적인 명제인 ‘디지털 금’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상황입니다. 체이널리시스에서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에서) 민간은 비트코인을 검열 저항적 자산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약세장 멈추는 계기 될까
그렇다면 이번 이란 사태가 작년 10월부터 이어진 비트코인 약세장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이를 판단하려면 보다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번 약세장은 비트코인의 반감기에 기인한 4년 주기라는 대명제와 함께 대규모 청산에 따른 유동성의 약화,그리고 바이낸스 등 시장의 주요 주체에 대한 신뢰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진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4년 주기에 따른 하락장이라는 요인만 놓고 볼 때 시간은 시장의 편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하락장이 시작됐다는 것은 너무도 명약관화하구요. 그렇다면 시간이 갈수록 하락장에 남은 기간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4년 주기에서 하락장,그 중에서도 바닥을 점하는 기간을 대략 1년으로 간주할 경우 올 하반기부터는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비트코인의 가격인 6만달러,한화로 9천만원대가 최저점일 확률이 높은 것이겠죠.
시장 주요 주체에 대한 신뢰 하락도 다소 공방은 있었지만 어느정도 정리되는 분위기입니다. 게다가 나스닥과 크라켄의 협력과 같이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 산업 주체들의 연합이 시도되면서 신뢰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구요. 기관 투자자들이 주축인 ETF 유출입도 최근에는 증가 추세입니다. 종합하면 작년 4분기 이후 등장한 시장의 약세 요인들이 어느정도 해소 단계를 밟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두가지 측면에서 위험 요인은 존재합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정책 수혜가 이란 사태에서도 유지될 것이냐는 것입니다. 재작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시 비트코인이 급등했던 것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미국 대통령의 친암호화폐 기조는 시장에 강력한 상승 동인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기세가 꺾이면 악재가 될 것입니다. 애초 트럼프 정부에서는 이번 이란 침공도 베네수엘라 사태처럼 끝나기를 기대했다고 하죠.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 시장의 유동성 감소는 아직까지 해소되고 있지 않습니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특징이자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파생상품 시장의 지나친 쏠림,시장 조성자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잊을만 하면 대규모 청산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키워왔죠. 이 특징은 하루 아침에 완화되진 않겠지만 아직까지도 작년 10월 청산으로 타격받은 유동성의 회복이 완전하진 않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전언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란 사태가 부각시킨 비트코인의 검열 저항성,디지털 금 속성은 분명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얇아진 유동성으로 거시경제 변수에 따른 높은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 사태의 여러 변수 중 트럼프 행정부에 미칠 영향을 보다 주시하면서 시장 유동성이 회복될 타이밍을 좀 더 기다리는 것이 투자에는 적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