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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비즈협회 선정, ‘이달의 혁신기업인’] 신현수 엔티엘의료재단 이사장 인터뷰

Oct 29, 2024 IDOPRESS

◆ 혁신기업 성공사례 ◆


신현수 엔티엘의료재단 이사장. [사진제공 = 엔티엘의료재단] 여성질환 가운데 특히 자궁경부암의 진단과 예방을 뛰어넘어 이제는 치료 영역까지 도전하는 기업이 있다.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웹 기반 자궁경부확대촬영 검사 시스템을 개발한 회사다. 올해 들어선 AI(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자궁경부 확대촬영 영상을 분석하고,자궁경부암 유무를 식별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을 위해 결성된 민관협의체 ‘캔서엑스(CancerX)’ 회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의료 시장에서 주목받는 곳은 엔티엘헬스케어와 엔티엘의료재단이다.

메인비즈협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는 엔티엘헬스케어와 엔티엘의료재단을 이끄는 신현수 이사장을 ‘이달의 혁신기업인’으로 선정했다. 메인비즈협회(협회장 김명진)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영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올해 7월부터 ‘혁신기업인 알리기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했다.

신현수 이사장(59)은 어떻게 해서 자궁경부암 진단 시장에서 세계적인 인물이 됐을까. 또한 국내 산부인과 병의원 10곳 중 7곳 정도가 엔티엘헬스케어의 자궁경부 진단기기를 이용할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AI(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한 자궁경부암 진단 의료기기를 개발했다고 들었습니다. 산부인과 병의원이나 환자들 입장에선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신 이사장: 지금까지는 자궁경부암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데 24시간 이상이 걸렸어요. 하지만 자체 개발한 AI 기반의 ‘써비케어AI’를 활용하면 5초 이내에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방식의 자궁경부암 진단기기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기기 자체적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망이 필요없어요. 산간지역이나 섬에서도 빠르고 쉽게 자궁경부암을 진단하고 원격진료가 가능하게 되는 거죠.

-’써비케어AI‘가 빠르게 진단을 하더라도,결국 중요한 것은 정확도일텐데요.

신 이사장: 의학적으로는 정확도 대신 민감도와 특이도라는 개념을 씁니다. 이번에 개발한 기기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모두 90% 이상입니다. 이미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임상시험 결과 고등급 병변에 대한 민감도는 98%였고,특이도는 95.5%였어요. 놀랄만한 정확도입니다.

-그처럼 높은 정확도를 갖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요.

신 이사장: AI의 성능은 빅데이터 여부로 판가름 나지요. ’써비케어AI‘의 성능이 뛰어난 이유는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매년 50만명 이상이 저희 의료기기로 검진을 받고 있지요. 20여년 동안 축적된 영상은 700만건에 달합니다. 이 서비스 경험을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담아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배경은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자궁경부확대촬영 검사 장비를 국산화했기 때문입니다. 아날로그 방식 기기는 미국에서 가장 먼저 나왔지만,디지털 의료기기는 저희가 가장 먼저 만들었답니다.

-디지털 방식의 자궁경부확대촬영 검사 장비를 세계 최초로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이 궁금합니다.

신 이사장: 당시 미국 엔티엘(NTL) 본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완제품을 만들기까지 4년 정도 걸렸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인터넷망이 미국보다 월등했기에 디지털기기의 수요가 컸습니다. 또한 미국 본사는 특허 관련 소송전에 휩싸여 디지털 기기 개발 여력이 없었어요. 저희가 미국 본사보다 빨리 디지털 기기를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디지털 자궁경부확대촬영 검사 장비를 국산화했기 때문에 ’의사-의사 원격검진 시스템도 만들 수 있었지요. 제품명은 ‘텔레써비코그래피(TeleCervicography) 시스템’입니다. 현재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곳은 국내 1,000여개 산부인과 병의원입니다. 여성이 자궁 통증 등으로 산부인과 병의원을 방문하면 의사는 기본검사인 세포검사와 함께 써비케어AI를 활용하고 이 과정에서 다른 대학병원의 전문의 소견을 자문 받고 싶으면 ‘텔레써비코그래피 시스템’을 이용하면 됩니다. 35개 대학병원에 소속된 50여명의 부인종양전문의로부터 자문을 받을 수 있죠. 세포검사와 병행해서 ‘써비케어AI’와 ‘텔레써비코그래피 시스템’을 활용하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런 선별검사를 거쳐 비정상 병변이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자궁경부암 여부를 최종적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무엇보다도 미국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의 일환으로 결성된 민관협의체 ‘캔서엑스(CancerX)’ 일원으로도 활동한다고 들었습니다.

신 이사장: AI시스템 해외수출은 지난해부터 시작했어요. 수출국은 15개국에 달합니다. 올해 말까지 20개국으로 늘어날 겁니다. 가장 먼저 진출한 곳은 태국이고,해외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은 베트남입니다. 아무래도 의료기술이 뒤처지고,환자들의 경제력이 낮은 동남아 지역에서 저희 제품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내년에 온디바이스 AI 방식의 ‘써비케어AI’가 나오면 미국,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으로도 수출길이 더 확대될 겁니다. 특히 원격진료 비중이 50%에 달하는 캐나다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관심을 쏟고 있는 ‘캔서엑스’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배경도 저희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캔서엑스’ 그룹에는 존슨앤존슨,아스트라제네카,제넨텍 등과 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포함돼 있어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품 경쟁력도 중요하지만,현금흐름이 좋아야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텐데요. 의료기기 판매 이외에 다른 수익모델이 있는지요.

신 이사장: 늘 고민하는 대목입니다. 의료기기 판매만으로는 현금흐름을 좋게 가져가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의료플랫폼 사용 구독서비스’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AI 분석 및 데이터 저장 관리,원격의뢰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면역세포 치료 전문기업인 이뮤니스바이오와 손잡고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청결제를 선보였는데,제품다변화의 신호로 보면 될까요.

신 이사장: 맞아요. ‘이너와이 NK’ 출시로 제품 다변화와 함께 자궁경부암 치료 영역으로 한발짝 다가서고 있는 셈이죠. 또한 자궁경부암 외에도 다른 여성질환에 대해서도 진단과 치료를 연계한 플랫폼 구축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신현수 엔티엘의료재단 이사장. [사진제공 = 엔티엘의료재단] 주요이력

1965년생/한국외국어대 영어학과/한국얀센 및 한국사노피 근무/㈜엔티엘헬스케어 창업(96년)/의료법인 엔티엘의료재단 이사장(2012년~현재)

◆ ‘이달의 혁신기업인,신현수 엔티엘의료재단 이사장은 누구?

“편한 길 대신 늘 도전을 선택했어요.” 신현수 엔티엘의료재단 이사장(59)은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패기 넘치는 사업가다. 외국어대 영어학과를 졸업한 뒤 뛰어든 곳은 제약회사 영업직으로,한국얀센이 그의 첫 직장이었다. 대학 시절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연탄배달,과일장사,학원 강사 등을 두루 했던 경험이 제약회사 영업을 하면서도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영업왕으로 인정받으면서 여기저기에서 영입 제의가 잇따랐다. 한국사노피로 이직한 배경이기도 했다.

“제약영업 6년차에 의료기기 벤처창업 제의를 받았어요. 여성암 발생률이 높은 자궁경부암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제안에 좌고우면 하지 않고 창업을 결심했지요.” 미국 엔티엘이 위스콘신 의과대학과 협업해서 개발한 자궁경부확대 촬영검사(써비코그래피) 시스템의 국내 독점 대리점을 따냈던 게 창업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엔티엘헬스케어는 그가 미국 엔티엘 본사와 50:50 합작으로 1996년에 세운 회사다. 창업 이듬해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당시 미국 본사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했는데,고환율로 도저히 사업을 지속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본사에 제품 설계도를 달라고 사정했죠.” 엔티엘헬스케어에 50% 지분을 투자한 엔티엘 본사는 딱한 사정을 외면하지 않고 설계도를 넘겨줬고,이 덕분에 1999년 아날로그 자궁경부확대 촬영장비를 국산화할 수 있었다. 위기가 기회가 됐던 셈이다.

미국 본사의 도움으로 2003년에 세계 최초로 디지털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부흥기를 맞았다. 엔티엘 본사의 지분도 전량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환자 정보를 의료기관이 아닌 의료기기 회사가 취급한다는 이유로 고발됐던 것. “의료법 개정 사실을 모르고 기존 방식대로 영업했던 거죠.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낮추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 뒤 의료법인 설립을 통해 난관을 타개했어요.”

그는 엔티엘의료재단을 통해 산부인과 병의원에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고,이런 노력의 결실로 최첨단의 AI 기반 자궁경부암 검진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장,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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