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화학 올 3분기 실적
엔솔,영업익 4483억 기록
작년보다 39% 줄어들어
EU發 환경규제에 반사이익
글로벌 업체와 잇단 수주계약
화학,영업익 전년비 42%↓
"올해 설비투자 4조→2조대"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분기보다 개선된 3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잇따라 배터리를 수주하는 등 성과를 거둔 LG에너지솔루션은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8일 올해 3분기 실적 설명회를 열고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8778억원에 영업이익 448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직전 2분기 때 매출 6조1619억원과 영업이익 1953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각각 11.6%,129.5%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전기차 시장 수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분기보다 나아진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매출은 북미 합작공장 판매에 더해 주요 유럽 고객사 출하량이 확대됐고 인도네시아 합작공장(JV) 실적 등이 반영됐다"며 "전력망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성장 등으로 전 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기차 시장이 꺾이기 직전인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줄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6.4%,38.7% 감소했다. 또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세액공제 금액은 4660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3분기 영업손실은 177억원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 회복이 기대되는 여러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전략을 전개해나갈 방침이다.
이 CFO는 "내년부터 유럽연합(EU)이 이산화탄소 배출규제를 강화해 전기차 생산량과 판매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럽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이 노리는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타깃으로 2만5000유로 이하 중저가 전기차 수요를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결단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 기조가 뚜렷해진다면 금세 전기차 시장 회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유럽발 정책 이슈에 집중해 고전압 미드니켈,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같은 기존 제품군과 차별화된 신제품 공급을 늘려갈 예정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프랑스 르노사와 회사 최초로 LFP 배터리 대량 공급계약(39GWh 규모)을 체결해 2025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잇달아 맺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수주계약은 장기적인 수익 안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독일 벤츠와 50.5GWh 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포드에서는 109GWh 규모 유럽 상용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따낸 바 있다. 해당 물량은 이르면 2027년부터 공급이 본격화돼 추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래 성장동력이자 전기차 캐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는 ESS 사업 비중도 키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에너지 전시회 'RE+'를 통해 내년부터 미국에서 LFP 기반 ESS 제품을 생산·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최대주주인 LG화학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6704억원에 영업이익 49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1%,영업이익은 42.1%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3.0%,영업이익은 22.8% 증가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설비투자(CAPEX)에 4조원을 투입하려던 계획을 2조원 중반대로 축소한다"면서 내년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 투자 규모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 한재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