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

전기료도 못내던 훠궈 식당, 이젠 매출 100억

Nov 18, 2024 IDOPRESS

만주 출신 사업가 김미화 씨


한국서 외면받던 훠궈


입맛 잡으려 20년 노력


수제 소스로 맛집 소문


요즘엔 주말대기만 70팀


신세계 강남에 첫 분점


"아들과 훠궈 맛 지키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미가훠궈'에서 김미화 미가훠궈양고기 대표(오른쪽)와 아들인 장혜승 씨가 미가훠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훠궈는 펄펄 끓인 육수에 야들야들한 고기를 살랑살랑 흔들어 먹는 재미가 일품이다. 요즘 같은 매서운 날씨에 속을 뜨끈하게 하는 별미로 한국인들에게 성큼 다가왔다. 김미화 미가훠궈양고기(미가) 대표(62)는 훠궈 시대의 개척자로 1세대 창업가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훠궈에 20년 세월을 바쳤다. 2004년 12개 테이블로 시작한 '미가양고기'는 본관과 지상 5층 건물의 별관으로 커졌다. 단일 매장으로 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주말에 70팀을 줄 세우는 대표 맛집이 됐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미식관 '하우스 오브 신세계' 2호점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김 대표는 "고객들에게 손 크다는 칭찬을 들을 때가 제일 좋다"며 웃어 보였다. 미가의 이른바 '서비스'는 주요리인 훠궈,양다리바비큐,양꼬치,북경오리만큼 유명하다. 고구마 맛탕이 무료로 제공되고,국물 요리를 택하지 않은 고객에겐 계란토마토국이 나간다. 지난 7월엔 전체 메뉴의 가격을 15% 내렸다. 김 대표는 "'광고 대신 손님에게 투자한다'가 미가의 원칙"이라고 소개했다.


미가가 처음부터 잘됐던 건 아니다. 훠궈의 니글니글함,강한 향신료,텁텁함이 천천히 한국인들에게 스며들었던 것처럼,김 대표의 미가가 한국 사회에 스며드는 것도 간단치는 않았다. 김 대표는 화교 출신이다. 그의 조부모가 생계를 위해 만주로 떠나 그곳에서 정착하면서 그 역시 만주에서 태어나고 자라게 됐다. 그가 한국의 의류를 떼다 중국에 판매하는 일을 해오다 한국에 정착한 건 1993년이다. 2000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고,중국 음식에 대한 향수와 한국인들에게 제대로 된 본토 훠궈,양고기를 맛보게 하겠다는 신념으로 20년 전 용인 수지에 가게를 차렸다.


당시는 전국에 훠궈집이 100여 곳도 안되던 시절이다. 고객들의 거부감도 컸다. 양고기 잡내를 싫어하는 고객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가게를 박차고 나가기 일쑤였다. 김 대표는 전기요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당시에 양고기를 즐기는 한국인이 거의 없었다"며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훠궈를 좋아하는 사람도 없어 하루에 10만~20만원 판매가 전부였다"고 회고했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훠궈와 양고기 개발은 김 대표의 숙원이 됐다.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김 대표는 훠궈 국물에 들어가는 훠궈 소스,건더기를 찍어 먹는 마장 소스,양꼬치 소스 등을 직접 만든다. 건강이 쇠약해진 그를 대신해 이제는 김 대표의 아들인 장혜승 씨(42)가 대를 이어 소스를 만든다. 2~3일에 한 번씩 이뤄지는 소스 만들기는 미가가 포기할 수 없는 절대 원칙이다. 그는 "미가의 소스와 저의 위 건강을 바꾼 셈"이라며 "만들고 맛보고,다시 만들고 먹어보고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미가 훠궈 국물의 비결에 대해 귀띔했다. 훠궈는 백탕과 홍탕 반으로 나뉘어 제공된다. "백탕 육수로 사골 국물을 씁니다. 소고기,닭고기에 꽃게를 넣고 끓이죠. 백탕이 몽골식이라면 홍탕은 사천(쓰촨)식과 몽골식을 결합했습니다. 홍탕엔 느끼한 소기름을 쓰지 않고 고급 식용유를 써요. 사천에서 고추를 직접 공수해온답니다. 마늘,한약재,고추,생강,식용유 등을 넣고 2시간 약한 불로 볶고,이를 한 달 동안 숙성해서 발효하면 미가만의 홍탕 소스가 나와요."


미가는 최근 점포 확장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처음 용인 수지를 벗어나 신세계 강남점에 매장을 냈다. 198㎡(약 60평)에 13개 테이블,2개 룸을 갖춘 새로운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김 대표는 "수많은 업체와 투자자에게 입점 제안이 왔지만 미가의 맛이 흔들릴까봐 망설였다"면서도 "이젠 저와 아들이 조금 더 잠을 줄이고 뛰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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