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

"좋은 땅에서 잘 자란 사과네요"… 식품 주기율표 만든다

Oct 21, 2024 IDOPRESS

재료 성분·재배과정 데이터화


질병 막고 식품 품질 개선 나서

훌륭한 요리사일수록 재료에 목숨을 건다. 재료의 품질이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과학계에서는 재료 성분을 손쉽게 분류하기 위해 '식품 주기율표'를 개발 중이다. '제대로 된 요리'에 대한 인류의 접근성을 높이고,자연스럽게 건강을 유지하는 질 높은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1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최근 분석화학과 영양학,농업,유전체학,데이터과학 등 여러 분야 과학자들이 모여 '식품 주기율표 이니셔티브(Periodic Table of Food Initiative·PTFI)'를 출범시켰다. 우유 연구의 대가인 브루스 저먼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식품과학과 교수,영양학자인 에란 세갈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 교수 등이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니셔티브는 식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성분을 살펴보는 표준화된 도구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식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 기후나 날씨,토양의 질,농업방식 등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연구하고,이를 표준화한다. 예를 들어 사과에 대한 주기율표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농부가 사과 밭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기록하고 사과가 수확된 시기를 기록한다. 샘플을 수집해 실험실로 보낸다. 실험실에서는 '멀티오믹스(다중체학)' 분석이 이뤄진다. 멀티오믹스는 대사체학,지질체학,당체학,이온체학 등 여러 학문을 통해 생성된 데이터를 분자 수준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뜻한다. 분석 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에 올라간다. 이런 식으로 데이터를 쌓아 식품별 표준 주기율표를 만들게 된다.


PTFI가 식품 주기율표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현재 식품 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식이 관련 질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5명 중 1명이 목숨을 잃는 실정이다.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농업 관행 역시 지속되고 있다. 대량생산 기술이 본격 도입되며 품질 역시 저하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PTFI는 무엇보다 우리가 먹은 음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PTFI는 식품 주기율표 개발이 인류 역사상 처음 추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품 주기율표를 통해 식품의 모든 생물 분자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환경 조건과 식품 시스템 관행에 따라 성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할 수 있기에 식품의 품질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TFI는 "전 세계 식품의 품질을 주기율표화해 표준을 제공할 것"이라며 "데이터를 중심으로 솔루션을 주도해 인간과 지구의 웰빙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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