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의사과학자
차광렬 차병원그룹 연구소장
체외에서 대량생산 가능한
바이오의약품 플랫폼 세포주
지금이 연구개발 골든타임
국내 줄기세포 규제 심해
환자들 일본으로 원정 치료
매년 수천억원 국부 새나가

차광렬 소장. [사진 제공 = 차병원그룹] 일본에서는 줄기세포 치료를 ‘시술’로 간주해 의사 재량에 맡긴다. 사실상 규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규제에 가로막혀 많은 환자가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매년 수천억 원의 국부가 유출된다.물론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맞는 방법도 있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들고 몇 번 쓰면 면역 거부 반응이 올 수 있다. 이에 반해 자기 줄기세포는 수십 번을 맞아도 거부 반응이 없고 효과 또한 훨씬 더 뛰어나다. 차 소장이 자가 줄기세포 규제부터 풀고 연구할 길을 터주자고 주장하는 이유다.그는 “우리가 남을 위해 헌혈도 하고 골수이식도 하지 않나. 내 줄기세포를 보관했다가 나중에 쓸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게 맞는다”면서 “자가 줄기세포 사용 규제는 확 풀어주고,타가 줄기세포는 깐깐하게 의약품처럼 관리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렇게 줄기세포 배양 시스템을 표준화하고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다른 분야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문제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차 소장은 “향후 5년 안에 세포 치료제 시대가 열릴 텐데 세포주 하나를 개발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치료제도 개발해야 하고 임상하고 치료할 수 있는 병원 시스템도 구축하려면 한시가 급하다”고 강조했다.그는 “투자자들이 ‘바이오 한다면서 왜 자꾸 병원을 키우냐’고 하는데,연구를 디자인하는 단계부터 병원과 합을 맞추고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신약 개발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면서 “7개국 96개 차병원 네트워크를 CGT 시대의 핵심 거점으로 키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그룹 차원에서 제2판교 캠퍼스에 ‘CG뱅크(Cell Gene Biobank)’를 만들고 있는 것도 세포 치료제 시대를 대비하는 차원이다. 내년 상반기에 문을 여는 CG뱅크는 CGT 단일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이곳에는 줄기세포는 물론이고 면역세포,제대혈 같은 모든 세포를 집약해 보관하는 바이오뱅크를 비롯해 바이오의약품 CDMO,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제조시설이 들어선다. 차병원그룹의 제약바이오 역량을 집약한 이곳에서 CGT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용어 설명>▶ 세포주 : 체외에서 대량 배양이 가능한 세포로,세포주 개발은 바이오의약품 연구의 핵심 플랫폼 기술이다. CGT를 개발하려면 DNA나 RNA 같은 유전물질을 세포나 생체에 전달하는 운반체가 필요한데 세포주는 이런 운반체를 생산할 때 활용된다. 어떤 세포주인지가 최종 개발 품목의 품질,안정성,생산성 등 경쟁력을 좌우한다.▶ 오가노이드 : 성체 줄기세포와 배아 줄기세포,유도만능 줄기세포를 활용해 만든 ‘3차원 세포 집합체’로,장기유사체라고도 한다. 간이나 소장 등 미니 인체 장기를 유사하게 재현할 수 있고,환자의 유전정보에 기반한 맞춤 의료와 약물 스크리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차광렬 연구소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