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 포함

삼성전자 '신상필벌' … 반도체 사업부장 2명 전격교체

Nov 27, 2024 IDOPRESS

반도체 쇄신 인사 단행


파운드리 이끌 한진만 사장


설계·개발·기획 거친 베테랑


실적부진 겪는 메모리 사업


전영현부회장이 직접 맡기로


DX부문은 '변화 대신 안정'


29일 임원인사로 전열정비

◆ 삼성전자 인사 ◆


삼성전자가 27일 오전 반도체 사업 쇄신을 골자로 한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1층 로비에 한 직원이 지나가는 모습. 이승환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총괄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을 메모리사업부장에 겸직 발령을 내고,반도체 위탁설계인 파운드리사업부 수장을 전격 교체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기술 경쟁력' 회복에 중압감이 크다는 평가다.


메모리 사업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선단 공정에서 경쟁사보다 기술력이 뒤처져 있고,파운드리 사업은 대만 TSMC가 일감을 싹쓸이하고 있어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에 들어서며 반도체 보조금 지급 이슈까지 불거질 전망으로 글로벌 환경이 녹록지 않다. 사업부장 2명을 전격 교체한 배경이다.


27일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발탁한 한진만 사장은 이런 시점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1989년 D램 설계 연구원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는 스타트업 공동 창업과 마이크론 근무라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이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임원으로 합류해 설계·개발·기획을 두루 섭렵한 뒤 2022년부터 북미사업부를 맡았다.


그는 평소 "파운드리 사업이 위기이지만 기회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는 "개발뿐 아니라 비즈니스 감각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특히 올해 3월에는 엔비디아 개발자 연례행사인 GTC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서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3E 12단에 '젠슨 황의 보증(Jensen Approved)'이라는 서명을 받아낸 일화로 유명하다. 삼성전자에서는 미국 빅테크 고객사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TSMC에 뒤처진 파운드리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인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에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설치하고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사장을 임명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공정 전문성과 풍부한 제조 경험 등 다년간 축적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기술력 제고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사장급을 2명이나 배치해 위상을 높인 대목이다.


메모리사업부는 전 부회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DS부문이 올해 3분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에 불과해 SK하이닉스의 7조300억원보다 밀린 것에 대한 반성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장은 물론이고 메모리상품기획실장 등에 대해서도 퇴임을 통보했다. 이르면 29일에 있을 임원 인사를 통해 전열을 완비할 것으로 보인다.


TV·스마트폰·생활가전·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변화를 최소화하고 안정을 꾀했다.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생활가전(DA)사업부장뿐 아니라 품질혁신위원장을 맡는다. 부문장 업무를 강화해 부문별 책임경영을 실행하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7월 출시한 신제품 '갤럭시 버즈3' 시리즈 품질 이슈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과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은 유임됐다.


시선을 끈 것은 글로벌 브랜드 조직이다. 퇴임 수순을 밟았던 구글 출신 이원진 상담역을 1년 만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복귀시켰다. 로레알 출신 마케팅 전문가인 이영희 사장은 DX부문 브랜드전략위원 사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번 주말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이어 조직 개편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메모리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전환하고 △파운드리사업부 수장을 교체했으며 △경영 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상덕 기자 /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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